2010년 12월 7일 화요일

굳어버린 물감

얼마전 헤어진 남자친구를 만나 마지막으로 받아야할 물건을 받았다.
대화중 나는 선물을 다 버리거나 처분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놀라던 그의 얼굴에 왜 나는 눈물이 맺혔을까?
슬픈 것도 아니고 미련도 아닐텐데
무언가의 섭섭함이였으려나?
눈물의 의미는 그전 기억들에 대한 예의였던 것 같다..
그와 함께 했었던 추억에 대해서는 헤어지고 난 후부터 봉인 상태였던 것같다.
굳이 생각하기도 힘들었었고 애써 기억 하고 싶지 않았다.
봉인되어 있었던 기억들에 대한 미안함이었을까? 섭섭함이었을까? 묘한 눈물만 맺혔다.
마치 그림을 그리려고 계획해 놓고, 열심히 정성을 다해 색깔을 섞어 만들어놨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쓰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해 봉인해 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열어 봤는데 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물감이 아쉬워서 다시 또 닫아버리고
그렇다고 비싼 물감을 버릴수 없어 그냥 그자리에 다시 내버려두고 다른 색깔을 찾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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